전체 개인 투자자의 40%가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2030 세대는 60%가 해외 자산에 투자 중이죠. 서학개미의 누적 매수액은 237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흔히 환율이 오르면 경제가 어려워진다고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확인해 보면 이번 고환율 시대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998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 달러 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달러환율 1500원 시대, 과거와 다른 이유
원달러 환율이 1,477원을 기록하며 1,500원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도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죠. 당시에는 기업과 개인 모두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소비가 위축됐습니다. 그 결과 생산이 줄어들고 경제 전체가 악순환에 빠졌죠.
하지만 지금 상황은 명확히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서학개미의 존재입니다.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237조 원에 달합니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가 시작됐고, 202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 증권 앱의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미국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2019년 처음 미국 ETF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환율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1,200원대에서 1,400원대로 오르는 과정에서 주가가 정체됐음에도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경험을 했죠.
| 구분 | 과거 위기(1998, 2008) | 현재(2025) |
|---|---|---|
| 개인 해외투자 | 거의 없음 | 237조 원 (서학개미) |
| 기업 해외유보금 | 소규모 | 168조 원 |
| 국민연금 해외투자 | 미미 | 604조 원 (44.4%) |
개인만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들도 해외 유보금으로 168조 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 특성상 원자재를 수입하려면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환율이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달러를 보유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국민연금 역시 전체 자산 1,361조 원 중 604조 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 비중만 37.3%에 달하죠.
이처럼 개인, 기업, 국가 모두 달러 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한 상태입니다. 달러가 오르면 이들 자산의 가치가 자동으로 상승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300원일 때 미국 주식을 샀다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환율이 1,477원이 되면 약 15%의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과거처럼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아니라, 해외 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격차가 벌어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서학개미와 외국인 매도, 주식시장의 엇갈린 운명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한 달간 외국인은 약 10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죠. 외국인들이 이렇게 급격히 빠져나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량 지표인 M2 광의 통화량을 보면 2023년 이후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중에 돈이 넘쳐나게 된 것이죠. 돈의 공급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가치는 떨어집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치가 하락하는 원화 자산을 보유할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달러로 환전해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합리적이죠.
흔히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확인해보면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을 중단했습니다. 2023년 미국이 기준 금리를 5.5%까지 올릴 때 우리는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부동산 때문입니다. 금리를 더 올리면 둔촌주공(현 올림픽파크 포레온) 사태처럼 부실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연쇄 부도를 맞을 위험이 있었죠. 정부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금리 인상을 멈췄고, 그 결과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처럼 5.5%였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9%가 됐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서울 집값이 지금처럼 급등할 수 있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직접 겪어본 바로는, 2023년 초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았을 때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계좌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반면 미국 주식은 주가 변동이 있어도 환율 덕분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죠. 그때부터 자산을 분산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현재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동산 투기지역 확대로 투자가 막힌 부동산 대기 자금이 주식으로 유입됐습니다. 둘째, AI와 반도체 관련주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죠. 하지만 이는 시장 전체가 건강해서라기보다 특정 섹터가 버티고 있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 연기금과 기관도 버티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연기금의 방어 비율은 25% 수준인데, 이미 상당 부분 소진했습니다. 기관은 이익을 좇아 움직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계속 빠지면 따라서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를 눈치채고 해외 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면, 국내 주식시장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11월 한 달간 개인은 미국 주식을 약 5조 원 순매수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팔고, 해외에서는 개인이 사는 구조죠. 2030 세대의 경우 해외 자산 비중이 60%에 달합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글로벌 분산투자에 익숙하고, 환율을 수익의 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결국 고환율 시대는 자산을 어디에 배치했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시기입니다. 원화 자산만 보유한 사람은 구매력 하락과 주가 하락을 동시에 겪을 수 있습니다. 반면 달러 자산을 적절히 보유한 사람은 환율 상승이라는 방어막을 갖게 되죠. 중요한 것은 몰빵이 아니라 균형입니다. 국내 자산 70%, 해외 자산 30% 정도로 분산하고, 각자의 위험 성향에 맞춰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고환율 시대에는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차이는 준비에 있습니다. 환율을 단순히 숫자로만 보지 말고, 자산 배분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공부 없이 투자하는 것은 카지노와 다름없지만, 제대로 공부하고 분산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필자의 한 마디
환율이 자산의 방향을 바꾸는 변수라는 사실을 체감하고 나니, 경제 뉴스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산이 어느 통화로 구성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선택지가 있는 시대입니다. 그 선택을 현명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A. 일반적으로 전체 자산의 20~30% 수준이 적절합니다. 개인의 위험 성향, 나이, 투자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원화 자산과 달러 자산을 적절히 분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집니다.
Q. 환율이 다시 내려가면 미국 주식은 손해 아닌가요?
A. 맞습니다. 환율 하락 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주식시장의 성장성과 글로벌 분산 효과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기 환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 자산 배분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Q. 국내 주식시장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나요?
A.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연기금 방어력이 소진되면 단기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무너진 것은 아니므로, 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고환율이 지속되는 동안은 국내 자산만 보유하는 것보다 분산이 유리합니다.
Q.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A.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달러 자산을 보유한 개인과 기업은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게 됩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응 수단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출처]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 https://www.youtube.com/watch?v=7sbs2HQ6dqM